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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며 - 함성호 06-20 씨뉴
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공중을 혼자 떠도는 비눗방울처럼
무섭고 고독해요
나는 곧 터져버려 우주 곳곳에 흩어지겠지요
아무도 제 소멸을 슬퍼하지 않아요

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고요히 솟아오르는 말불버섯 홀씨처럼
어둡고 축축해요
나는 곧 지구 부피의 여덟 배로 자랄 거예요
아무도 이 거대한 가벼움을 우려하지 않아요

여기에는 좁쌀 알만 한 빛도
쓰레기같은 정신도 없어요
혼자 생각했어요
연기(緣起)가 없는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우연이야말로 우리가 믿는
단 하나의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타이가의 호수에서 보았지요
안녕하세요? (하고) 긴 꼬리를 그으며
북반구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을
안녕? 나는 무사해
어둠이 내 유일한 인사였어요
이것이 내 유일한 빛이었어요

나의 우주에 겨울이 오고 있어요
나는 우주의 먼지로 사라져 다시
어느 별의 일부가 될 거예요
새로울
나의 우주는 아름다울까요?

혼자 생각해봐요
이 무한에 내릴 흰 눈에 대해서
소리도 없이,
소.리.도.없.이.내.릴.흰.눈
에 대해서

어머니 전 혼자예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울지요
나는 어디에 있나요?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딘지
누구에게든 알려주고 싶어요
모든 것이 사라진 다음에도
아름다움은 있을까요?

거기에, 거기에 고여 있을까요?
존재가 없는 연기처럼
검은 구멍처럼

어머니 전 혼자예요
쇠락하고 있지요
햄릿 3막 1장 - 셰익스피어 06-19 씨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노도처럼 밀려오는 고난과 맞서 무기를 들고 싸워 이를 물리칠 것인가?
죽는 것은 잠에 드는 것, 오직 그 뿐.
죽는다는 건 육체와 정신으로 전해지는 모든 고통도 함께 잠든다는 것. 육체의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을 끝낼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 아니겠는가. 죽음은 잠드는 것. 잠들면 꿈을 꾸겠지. 죽음이라는 이름의 잠을 통해 육체의 굴레를 벗어난다면 어떤 악몽들이 나를 찾아올 것인가.
그 때문에 우리는 망설이고 이 비참한 인생을 이어가는구나. 그게 아니라면 그 누가 이 세상의 채찍과 비웃음, 권력자의 횡포와 세도가의 멸시, 짝사랑의 쓰라림과 법의 게으름, 관리들의 오만함과 훌륭한 이들이 천한 자로부터 받는 모욕을 참고 견디겠는가.
한 자루의 단검으로 이 모두를 해방시킬 수 있다면 그 누가 참겠는가. 어느 누가 무거운 짐을 지고 지루한 인생고에 신음하며 진땀빼려 하겠는가. 다만 한 가지, 죽은 뒤의 불안이 남아있으니 두려워하는 것 뿐이다.
나그네가 한 번 가서 돌아온 일이 없는 저 미지의 세계.
결심을 망설이게 하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구나.
알지도 못하는 저승으로 날아가느니 차라리 현재의 재앙을 받는 게 낫다는 결론 때문에 우리는 모두 겁쟁이가 되어버렸구나.
생기 넘치던 결심은 창백한 병색으로 물들고, 하늘을 찌를 듯 웅대하던 의지도 잡념에 사로잡혀 가던 길이 어긋나고, 결국에는 행동이라는 이름을 잃게 되고 마는 것이다.
아름다운 오필리아여, 소녀여,
내 모든 죄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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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가에 나가
강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때마침 강의 수면에
노을과 함께 산이 어려 있어서
그 아름다운 곳에
빠져 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것은
가끔 사람을 어지럽게 하는 모양이지요.
내게 있어 그대도 그러합니다.
내가 빠져 죽고 싶은
이 세상의 단 한 사람인 그대.

그대 생각을 하며
나는 늦도록 강가에 나가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강물은 쉬임 없이 흐르고 있었고,
흘러가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라
세월도, 청춘도, 사랑도, 심지어는
나의 존재마저도 알지 못할 곳으로 흘러서
나는 이제 돌아갈 길 아득히 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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