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노도처럼 밀려오는 고난과 맞서 무기를 들고 싸워 이를 물리칠 것인가?
죽는 것은 잠에 드는 것, 오직 그 뿐.
죽는다는 건 육체와 정신으로 전해지는 모든 고통도 함께 잠든다는 것. 육체의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을 끝낼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 아니겠는가. 죽음은 잠드는 것. 잠들면 꿈을 꾸겠지. 죽음이라는 이름의 잠을 통해 육체의 굴레를 벗어난다면 어떤 악몽들이 나를 찾아올 것인가.
그 때문에 우리는 망설이고 이 비참한 인생을 이어가는구나. 그게 아니라면 그 누가 이 세상의 채찍과 비웃음, 권력자의 횡포와 세도가의 멸시, 짝사랑의 쓰라림과 법의 게으름, 관리들의 오만함과 훌륭한 이들이 천한 자로부터 받는 모욕을 참고 견디겠는가.
한 자루의 단검으로 이 모두를 해방시킬 수 있다면 그 누가 참겠는가. 어느 누가 무거운 짐을 지고 지루한 인생고에 신음하며 진땀빼려 하겠는가. 다만 한 가지, 죽은 뒤의 불안이 남아있으니 두려워하는 것 뿐이다.
나그네가 한 번 가서 돌아온 일이 없는 저 미지의 세계.
결심을 망설이게 하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구나.
알지도 못하는 저승으로 날아가느니 차라리 현재의 재앙을 받는 게 낫다는 결론 때문에 우리는 모두 겁쟁이가 되어버렸구나.
생기 넘치던 결심은 창백한 병색으로 물들고, 하늘을 찌를 듯 웅대하던 의지도 잡념에 사로잡혀 가던 길이 어긋나고, 결국에는 행동이라는 이름을 잃게 되고 마는 것이다.
아름다운 오필리아여, 소녀여,
내 모든 죄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